공부가 뭔지 30초만 생각해 봐요

부모교육 기획은 부모가 읽어야 할 교육과 학습에 관한 정보와 자료입니다. 중고교생이 된 아이들의 마음을 읽을 수가 없을 때, 왜 우리 아이가 학습에서 뒤쳐지나 걱정이 될 때 한번쯤 참고해봐야 할 내용들로 채워나갈 계획입니다. .편집자 주

공부란 무엇인가? 30초만 생각해 보고 이 글을 읽어보자.

세번정도 돌면 30초, 하지만 그전에 눈이 먼저 아파온다. ^^


공부는 결국 배운 것을 뇌에 잘 넣고 잘 끄집어내는 능력을 기르는 행위다.

이렇게 정의하고 나니 세 부분이 걸린다.

첫번째 ‘배운 것’이라는 말이다. 배운 것이란 말은 설명을 듣고 이해하는 것을 의미하고 개인에 따라 이해정도는 다를 수 있다.

두번째는 ‘잘 넣고’라는 부분이다. 뇌에 잘 넣는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질문을 해봐야 한다. 여러가지 방법들이 있지만 보통 쓰기나 풀기를 많이 하는데 이는 반복적인 훈련과 습득의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잘 끄집어 내는 단계’다. 지식은 단순히 이해하고 머리에 넣는게 아니라 활용까지를 의미하는 것이다. 보통 학생들은 이 체험을 시험을 통해 증명하고 있다.

‘학습’, ‘지식습득’, ‘공부’ 다 대동소이한 단어들인데 원리는 동일하다. 체육이나 미술, 음악 같은 특별한 재능을 갖춘 아이들이나 할 것 같은 과목들도 사실 이 원리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해하고 머리에 넣고 그걸 다시 재현하는 것이다. 단지 예체능 계열은 그걸 문제를 풀면서 증명하지 않고 작품이나 시합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대뇌와 소뇌, 어떤 부분이건 눈에 보이지 않아 다행이라고 느낀다.


공부가 뇌의 작용이라면?

이 말은 공부가 시간과 꼭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잘 이해했는지 잘 기억하는지 잘 활용하는지 모두가 사실 공부의 영역인데 오래 공부하면 공부를 많이 한다고 부모들은 좋아한다. 이 시점에서 ‘맞아. 학습은 집중력이지’라고 막바로 결론을 내리는 분들 분명히 있다.

결과적으로 집중력이 맞다. 뭐 좀 센척하려면 ‘인지학습’ 이렇게도 많이 표현한다. 동기부여란 말도 따라다닌다. 하지만 이 단어들은 그렇게 쉽게 얘기할 용어가 아니다.

학생들이 시간을 효율적으로 (혹은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인지학습을 하지 못하는) 이유를 분석해 보자. 학생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어른들은 지식을 전달했지 효율적인 학습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아 (이런 교육 시스템은 자기들이 그냥 다 정해놓고) 그저 동기부여나 집중력이란 말만 하지. 그건 그냥 말일 뿐이야. 모든게 그냥 학생 책임이라면 처음부터 이런 시스템을 만들기 전에 물어봤어야지. 학생들은 그 안에서 그저 경쟁심을 불태우며 열심히 하는 것 뿐이야. 집중력을 강요하는 건 일종의 태움 문화일 뿐이야’ 라고.

사실 학습선택권이란 말만 있지, 기실 학생들은 자기가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고 싶은 시간에 배우지 못한다. 학습선택권이 없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하루의 3분의 1은 무조건 어른들이 짜놓은 시간표대로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동기부여는 자기의지에 의해 생기는데 이런 상황에서 모티베이션이 생길까?

말이 났으니 좀 더 비판해 본다. 사실 어른들은 지식만 가르쳤지 그걸 어떻게 잘 간직하고 활용하는가는 거의 가르치지 않는다. 선생님들을 비판하려는 의도가 아니다. 솔직히 ‘가르치지 못한다’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진도 따라잡기에 결국 한계가 있는 가르침을 할 수 밖에 없고 결국 한계가 있는 학습을 낳게 된다. 결국 교사도 체제의 틀에 갖혀 있다는 얘기다.

학교 끝나고 뭐해? 학원 가야지. 열심히 해야 해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혹시 아이들에게 학교는 너무 많은 것을 가르치고 있지 않나? 몇백년간 수만명의 석학들이 일궈낸 지식을 너무 쉽게 압축파일로 저장하듯 책으로 만들어서 우리 아이들에게 전수하려고 하지 않나?

무려 기원전에 그리스인들은 위성 하나 띄우지 않고 지구의 둘레를 측정하는 방법을 간단한 공식을 세워 알아냈다. 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평생의 업적일 수 있다.

하지만, 수천년 후의 우리 아이들은 너무 쉽게 책에 쓰인 공식 하나로 이것을 학습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 그리스인의 일생 혹은 그 시대의 석학들이 수십년을 고민하면서 싸워서 쟁취한 지식을 1시간 안에 이해하고 활용해야 하는 것이다.

라파엘로가 그린 아테네 학당, 바티칸에 보관되어 있다.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등 역대 그리스 철학자들이 보인다. 그림 해석 자체가 큰 재미다.


그 동안 갑자기 인류가 이 정도로 진화했단 말인가?

사실 우리 아이들은 큰 노력없이 이런 지식을 아주 쉽게 전달받는다. 의무교육체계와 도서관, 사설학원, 인터넷 등 잘 정비된 교육환경으로 인해 누구나 지식에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가깝게 갈 수 있다. 하지만, 이 부분이 바로 함정이다.

노력이 없는 지식은 뇌의 입장에서 본다면 가장 잘 잊혀지는 기억 중 하나일 뿐이다. 우리가 학교 때 배웠던 거의 모든 지식을 거의 잊고 있는 이유다. 뇌가 충분히 노력하지 않고 배달된 음식처럼 지식을 섭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이 둘러왔지만 결국 공부는 뇌가 하는 일이란 걸 잊지 말아야 한다. 노력없이 이루어진 지식은 잠자리에 들면 뇌가 휴지통으로 집어넣을 명단의 가장 윗쪽에 자리잡은 하나의 파일일 뿐이다.

우리 교육은 어쩌면 어떻게 빨리 압축파일을 해제해서 그 안의 열매를 문제풀이에 빨리 적용하는 것만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나서 이런 것을 빨리 정한 시간 내에 잘하는 학생이 우수한 학생이라고 칭한다. 과연 그럴까?

# 결론

그렇다고 지금 당장 교육체계를 바꿀 수는 없는 노릇.

차라리 당장 할 수 있는 이런 방법을 취해보자.

본인이 먼저 스마트폰과 TV를 끄고 아이가 보는 교과서를 읽어보자. 그리고 모르는 것은 아이에게 물어보자. 짜증을 내겠지만 정말 알고 싶어서 물어보는 거라고 설득해보자. 중요한건 따지거나 비판하거나 가르치려는 자세를 보이지 말고 정말 궁금해서 물어본다는 표정을 잘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교육은 일종의 드라마다.

짜증을 내면서도 그 사이 아이의 뇌는 한번 더 반복학습을 하게 된다. 뇌에서 그날 밤 지워질 하나의 파일을 여러분의 작은 노력으로 저장하게끔 한 것이다. 매일 반복하자. 일정시간에 가르쳐 달라고 졸라보자. 일년이면 365개의 파일이 저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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