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이라는 함정, 나는 우울한가?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나이를 불문하고 우울감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의 우울감 경험은 설문대상자의 25.2% 그러니까 4명 중 한명 정도는 우울감을 느낀적이 있다고 나온거죠.


설문통계에 따르면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는 학생은 10.9%, 실제 자살을 시도한 학생은 2%로 나왔는데요. 일단 이 통계의 의미나 신뢰성을 제쳐두고 곱씹어 봐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우울감은 어떤 감정을 얘기하는 걸까?

어떤 감정을 얘기할 때 정말 그 감정을 느끼는 건지 아니면 그렇다고 생각하는 건지를 구별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내 상황이 우울한지 아닌지 구분을 명확히 하는 잣대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울감만 그런게 아닙니다. 다른 감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진심으로 즐겁고 기쁠 때 환호성이나 큰 웃음으로 표현을 하지 ‘나는 정말 기뻐요 ‘라고 생각하고 나서 말로 얘기하는 경우가 거의 없죠. 우리는 감정이란게 이렇게 반사적으로 표현되는 것이라는 걸 잘 압니다. 우울감도 마찬가지입니다. (감정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만들어지고 소비되어지는지 알려면 이 책을 읽어보세요.)


문제는 기쁨이나 화남과 같은 감정은 눈에 잘 띄는데 우울감은 구분이 쉽지 않다는 겁니다. 그냥 좀 슬픈 감정인가하고 막연히 추상적으로 느끼는게 보통입니다. 심지어 본인이 잘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질병관리청에서 제시하는 우울증에 대한 기준은 아래의 느낌이나 감정, 현상과 연관이 있습니다. 물론 전문적인 설문은 질병관리청을 참고(설문지 다운로드)해 보면 됩니다만 우울감이 감정이나 심리의 영역이라는 점에서 어떤 것과 가장 유사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1. 귀찮음

무기력함과는 약간 다르죠. 보통 때는 별게 아니었는데 갑자기 귀찮게 느껴질때, 혹은 짜증이 날 때가 있었나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별 이유없이 말입니다.

2. 입맛이 없음

안좋은 경험이나 그로 인한 트라우마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짜증이 나면서 폭식하는 경우도 사실 입맛이 없다의 반대급부적인 상황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규칙적인 식사를 하지 않게 되었다가 맞겠죠. 폭식이나 거식 모두 이 카테고리에 속한다고 봐야 합니다.

3. 집중이 안됨

기준은 뭘 시작하려 해도 잡생각 때문에 시작을 잘 못하거나 5분, 10분안으로 딴짓을 자꾸 하게 되는 경우를 얘기하는 겁니다. 귀찮음 ,무기력, 딴생각과 같은 뇌의 작용으로 인해 원래 하고자 했던 바를 쉽사리 이어나가지 못하거나 계속 단절되고 결국 포기 혹은 미루게 되는 경우를 얘기합니다. 많이 경험해 보셨죠?

4. (무엇이든) 힘듬

말 그대로 뭘하든 힘들다고 느끼는 상황입니다. 육체적으로 힘들다기 보다는 정신적인 피곤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어 몇개 외우고 상황을 벗어나려고 하는 거죠. 남은게 많은데도 말입니다.

5. 실패감

뭘해도 안될거야 라는 감정입니다. 자꾸 상상만 하게 되죠. 나쁜 기억들이 계속 떠올라 실패감이 더해질 수도 있는데 이건 일종의 뇌의 보호본능입니다. 나쁜 것은 안좋은 것, 그래서 그 상황을 떠올려 안좋은 상황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건데 사실 더 괴롭게 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아픈 기억은 왜 오래갈까라는 글을 읽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6. 두려움 (불안함)

코로나 걸리면 어떡하지? 죽는 건가? 남들은 날 뭘로 볼까? 등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대학에 못가면’, ‘인서울 못하면’ 이란 가정법들도 같은 거죠. 강호동씨의 걱정대출을 하지 말라는 말 새겨들음직 합니다.

7. 외로움

힘듬과 함께 보통 찾아오는 감정이 외로움입니다. 난 이렇게 힘든데 아무도 도와주질 않는구나 하고 느낄 때가 있을 겁니다.

8. 슬픔 (혹은 울음)

외로움이나 실패감 두려움 등이 뭉쳐서 슬픔으로 표현되죠. 간혹 혼자 울기도 합니다.

9. 무기력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뭐든 의미가 없어 보이는 상태죠.

10. 사람들이 나를 싫어함 (혹은 싫어한다고 느낌)

오해일 경우가 많습니다만 이런 생각 때문에 말 수가 적어지고 간혹 얘기할 때 불쑥 상대방의 감정을 건드리는 얘기를 하기도 해 관계를 악화시키는 결과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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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1번에서 10번까지의 감정을 경험했다고 해서 우울감이나 우울증이라고 얘기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그리고 기준도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잠을 잘 못자거나 반대로 너무 많이 자는 현상도 우울증 체크리스트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다만 이런 감정들, 행위들이 겹치며 스스로 의지대로생활을 통제할 수 없을 정도의 느낌이 들거나 반복적으로 생활에 불편을 준다면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라 볼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추천되는 방법은 용기를 내어 도움을 구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도움을 구할 때도 방법이 있습니다.

아직 어리기 때문에 먼저 자신이 가장 신뢰하는 권위자를 찾아야 합니다.

간혹 인터넷에서 뉴스를 보다가 아래의 문구를 본 적이 있을 겁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우울감도 감정입니다. 특별하거나 나만 해당되는 느낌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울감이 우울증으로 악화되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따라서, 우울감을 느낄 경우 악화되기 전 빨리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여러분의 말을 듣는 것이 그분들의 직업이기 때문에 꺼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만일 전화를 하기 힘들다면 상담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시간을 내서 자신의 얘기를 들어줄 것을 진지하게 요청하는 것도 좋습니다.

도움을 요청할 때에는 먼저 상황을 잘 정리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원인이 뭔지 현상은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대해 적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럼 얘기하거나 조언을 듣기에도 편해지죠.

신뢰감 있는 권위자 (부모 혹은 상담선생님)를 찾았고 상황정리가 되었다면 용기를 내야 할 시간이 온겁니다. 상담이 처음이라면 더더욱 꺼려지는데요. 상담을 하는 것은 답을 얻거나 완전한 심리치유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상담을 통해 자신의 고민이나 상황을 상대방에게 털어놓은 자체만으로도 사실 많은 짐을 내려 놓을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될거니까 결코 부끄럽거나 수치스럽다고 느낄 필요가 없어요.

상담선생님이나 부모님을 찾기 보다 스스로 해결을 하려는 노력도 할 수 있습니다만 사실 위에서도 언급했듯 감정이란 영역은 심리적인 부분이라 스스로의 상태를 모르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마치 암과 같이 눈에 안보이는 병을 의사가 진단을 해야 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증상을 얘기하고 진단을 받아보는 게 가장 좋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노력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아닌데요. 우울감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주는 행동방식들이 있습니다.


1. 잠을 일정 시간에 충분히 자는 것입니다. 뇌는 신비하게도 우울감 등 심리적인 문제를 수면을 통해 청소하는 역할을 합니다. 호르몬의 작용이라고 하죠. 잠을 못자게 되면 감정이 악화되는 경우도 많고 다른 질병에 쉽게 노출되기도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여기서 문제점이 하나 있는데요.

잠이 잘 안온다는 겁니다.

그래서 약을 처방받기도 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책상 위를 떠나 핸드폰을 접고 운동을 해보는 것을 권장합니다. 눈에 들어오지 않는 공부보다는 일단 마음과 정신을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운동으로 몸이 피곤하면 뇌는 호르몬을 분비시켜 일단 재정비를 하게끔 잠이 오게 합니다. 당연하지만 신비로운 것이 바로 우리 뇌입니다.

운동만 하면 부모님들이 ‘얘는 왜 숙제도 안하고 학원도 안가고 운동만 이렇게 해’라고 하실지 모릅니다. 바로 그럴 때 진지하게 상황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실 정신적으로 불안함을 많이 느껴 학습에 문제가 생겼다. 우울증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재정비의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라고 단호하면서도 진지한 자세를 보여줘야 합니다. 진심은 통합니다. 진심어린 어투와 말, 행동이 동반되어야 통한다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만일 부모님이 이해한다면 감사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말로 상대방을 납득시켰다는 사실도 덤으로 챙겨야겠죠.

그 말을 하기 힘든 경우라면 상담선생님께 부탁해 보세요. 부모님이 나를 믿어주지 않는게 아니라 우울증이라는 마음의 병에 대해 잘 모르고 있기 때문에 그 증상조차 사실 잘 모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오해일 수 있습니다.

잠은 10시~11시 경에 침대에 들어 몸과 마음의 피로를 풀고 일어났을 때 개운하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운하지 않다면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대표적으로 수면 무호흡증이나 비염으로 인한 코막힘등으로 인한 호흡곤란 등이 렘수면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2. 두번째는 위에서도 언급한 운동입니다. 원활하지 않은 신체리듬이 우울감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운동의 방법도 중요합니다. 일단 즐길 수 있어야 하구요. 해보지 않은 운동을 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인원수가 함께 하는 운동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운동강도는 잠이 쏟아지고 다른 일을 할 수 없을만큼 격하게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짧게 운동하고 일상생활로 돌아가 다른 일을 원활히 할 수 있게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좀 더 발전시켜서 약간의 목적성을 가지고 운동을 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식스팩 같은 멋진 근육을 만들거나 힘든 요가자세를 완성시키거나 하루 목표치보다 더 먼 거리를 자전거를 타고 달리거나 하는 겁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운동을 하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운동은 풀리지 않은 실타래같이 얽힌 감정들. 괴로움, 자기연민, 피해의식, 분노, 짜증, 증오, 슬픔, 외로움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없애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귀를 막고 음악을 듣게 되면 그 음에 따라 감정은 출렁이게 됩니다. 그러면 제대로 씻기지 않겠죠. 그냥 자연의 백색소음을 느끼면서 운동 자체를 즐겨보세요.

어느덧 저녁이 오면 잠이 스르르 오면서 호르몬 치료가 시작됩니다.


3. 잠을 잘 자고 운동으로 인해 기분전환이 되었다면 이제 우울함의 원인과 거리두기를 할 때가 왔습니다. 가까운 사이에서 발생한 일이 원인이라면 일정기간 단절을 할 필요도 있습니다. 나쁜 감정을 주는 친구나 식구가 있으면 멀리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해도 됩니다. 복수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거리를 두고 재정비를 할 때까지 자신을 단련시킨다는 느낌으로 해야 합니다.


4. 목표세우기입니다. 아주 간단한 목표를 잡고 스스로를 칭찬해 주는 일을 자주 해주세요. 이닦기가 될 수도 있고 쓰레기 버리기나 설거지도 될 수 있습니다. 규칙적 운동도 되고 책읽기도 됩니다. 하지만 음악, TV , 핸드폰 등 미디어와는 잠시 거리를 두는게 좋습니다. 정상적인 삶에 복귀하는데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잠시만 접어두세요.

만일 이게 힘들다면 역시 도움을 요청하는게 좋습니다. 부모님께 집에 온 이후로는 스마트폰을 맡겨둔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말입니다.

여기까지 우울감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정리할게요.

* 일상 생활을 방해할 정도나 의지대로 잘 움직여지지 않는다고 느낄 때 자신의 감정을 측정해 보세요.

* 만일 우울감이라고 판단이 되면 용기를 내 도움을 줄 수 있는 권위자에게 얘기하고 조언을 받으세요.

* 스스로 노력을 해야 할 상황이라면 충분한 수면과 운동을 통해 기분을 전환하고 우울감을 주는 원인과 멀어지세요. 그리고 작은 목표를 세우고 스스로 만족시키며 자존감을 키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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